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떠나보고 싶은 순간이 누구에게나 생길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그럴 때 딱 어울리는 여행지가 바로 전라북도 군산시인 것 같습니다. 한때는 우리나라 3대 항구 도시로 번성했던 군산은 지금도 그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하고 있고 또한 현대의 감성과 어우러져 여행자들에게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군산의 주요 명소와 먹거리, 여행 꿀팁 등을 소개하며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1. 근대문화유산을 떠나는 시간여행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 많은 산업시설과 근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도시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도심 곳곳에서는 당시의 건물과 흔적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어 마치 영화 세트장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군산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의 시작점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군산의 항만도시로서 역할, 번성했던 상권형성, 생활상 등을 다양한 전시물과 함께 체험형 콘텐츠로 구성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형과 미니어처, VR콘텐츠 등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역사적 관광장소 중 하나입니다.
▷ 히로쓰 가옥
근대 일본식 가옥의 전형을 보여주는 히로쓰 가옥은 군산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일본식 주택입니다. 목재 구조와 정원, 다다미방등은 일본식 전통 주거문화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또한 가옥과 함께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정원에 눈길이 빼앗게 한참 동안 머무르게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일제 강정기 일본인 지주들의 생활상과 이들의 농촌 수탈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으로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등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어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동반자와 각자의 기억을 얘기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 신흥동 일본식 가옥 거리
히로쓰 가옥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신흥동 일본식 가옥 거리는 골목 자체가 포토존으로 유명합니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오래된 일본식 건물들과 일부 카페나 소품가게, 전시관으로 리모델링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예쁜 엽서와 아기자기한 소품을 몇 가지 골라보며 나만의 기념품을 남겨보았습니다.
▷ 동국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로 참사문비와 소녀상을 볼 수 있습니다. 동국사 초입에서부터 현대와 공존하는 일제강점기의 시절을 고스란히 느끼며 고즈넉한 동국사에 들어서면 많은 이들의 소원이 들어있는 미니 소원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이뻐서 카메라 앵글에 담아 보았더니 지금도 예쁜 사진엽서처럼 저장되어 있습니다.
2.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시간여행
군산은 비교적 소도시이기 때문에 도보여행으로도 잘 어울리는 여행지 중 한 곳입니다. 역사적인 장소를 걷다 보면 어느새 바닷가 풍경까지 담을 수 있는 곳을 만날 수 있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여행이 가능한 곳입니다. 영화 촬영지로서 유명한 곳이 많은 군산은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로 유명한 '초원사진관'도 있습니다.
▷ 경암동 철길마을
'철길마을'이라는 말만 들어도 영화의 '건축학 개론'이나 '봄날은 간다'의 감성을 떠올리게 됩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실제로 기차가 지나가던 철길을 사이에 두고 주택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독특한 구조의 마을입니다. 지금은 기차 운행이 중단되어 철길 위를 산책하면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여행의 테마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곳곳에 감성적인 벽화와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어 인생샷을 남기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기찻길옆 주택들이 현대인들의 아이디어를 만나 그 시절 잡화난 옛 추억의 놀이등을 재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기에 군산 여행에서는 꼭 가보아야 할 곳 중 하나입니다.
▷ 진포 해양 테마마을
고려 말 1380년 (우와 6년) 금강하구의 진포에 침입한 외구를 고려의 수군들이 격퇴한 '진포대첩'은 당시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이용하여 외구를 물리친 곳으로 미래의 후손들이 올바른 역사를 확립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취지에서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군신이 항구 도시였음을 보여주며 군함과 잠수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들러 볼 만한 장소입니다. 군사체험과 함께 바다를 배경으로 여유롭게 산책도 할 수 있으니 가족단위의 관광객이라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 말랭이 마을
신흥동은 현재의 일본식 가옥 ( 구 히로쓰 가옥) 일대에 1930~40년대 무렵부터 일본인들이 집을 짓고 살게 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6.25 전쟁 시기에 피란민들이 지금의 해방둥이나 신흥동 등지에 터를 잡으면서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바위 위에 판잣집을 다닥다닥 대어 집을 지었고 세월이 지나 초가지붕이 가득한 동네가 되었는데 산비탈을 의미하는 전라도 방언에 따라 '말랭이마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탈진 골목골목에 박물관과 벽화는 부산의 '감천마을'과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탈진 골목길을 따라 월명산을 오르게 되면 금강 하구가 서해와 만나는 바다를 볼 수 있는데 해 질 녘 아름다운 노을과 야간 경관은 또 다른 경치의 명소가 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힘들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하고 구석구석 구경해 보았으면 합니다.
3. 군산의 맛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여행에서는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먹거리 여행입니다. 군산은 신선한 해산물로부터 독특한 남도의 지역 음식까지 미식의 최고의 보물창고라 해도 될 정도로 미식가들에게는 유명한 곳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군산은 맛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곳입니다. 여행코스를 맛집을 들려 갈 수 있는 코스로 미리 계획했다면 오감이 호강을 하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 군산 이성당
군산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는 바로 이성당 빵집입니다. 1945년부터 운영되어 온 이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단팥빵과 야채빵이 대표적 메뉴입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 빵집을 찾기 위해 많은 인파들이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기 때문에 한 시간 이상 소요된다고 생각하시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저에게도 아직도 입안 가득한 단팥빵맛을 떠올리곤 합니다.
▷ 군산 짬뽕거리
중국 음식의 본고장 같지만 의외로 군산에는 짬뽕 전문점이 몰려있는 거리가 있습니다. 군산항을 중심으로 중국 교류가 많았던 시절의 영향으로 지금도 진한 불맛이 살아있는 짬뽕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복성루'나 '대복관' 같은 가게는 지역민들의 추천을 받는 맛집으로 유명해져 이곳을 찾을 때에는 기다림의 미덕을 배워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쉬는 날이 있을 수도 있으니 들리기 전 가게의 운영시간도 알아보아야 합니다. 점심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메뉴를 두 개 시켰는데 시장이 맛을 두 배 더했을지도 모르지만 입안에서 불맛의 향연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백짬뽕이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 군산 활어회 센터
싱싱한 활어회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군산 수산물 종합센터도 들러 볼만합니다. 근처 항구에서 직접 잡아 올린 활어회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가성비와 신선도가 좋아 만족도가 두 배가 될 수 있습니다.
4. 여행자들을 위한 팁과 코스 추천
▷ 군산 1일 코스
군산역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 히로쓰 가옥 → 신흥동 가옥거리 → 경암동 철길마을 → 이성당 → 군산항 노을 산책
▷ 군산 1박 2일 코스
1일 차 : 근대역사박물관 → 히로쓰 가옥 → 신흥동 가옥거리 → 이성당 → 말랭이마을
2일 차 : 경암동 철길 마을 → 군산 짬뽕거리 → 은파호수 공원 → 새만금 방조제→ 선유도 드라이브
5. 군산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특별한 시간여행
군산은 단순한 관광지 개념을 넘어 '시간'이라는 특별한 테마를 지니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려는 군산시민들의 자부심과 또한 그 위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누구나 쉽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특별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여행도시였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잠시 멈출 수 있는 여유를 남겨주는 군산으로의 시간여행은 나에게 힐링의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화려해 보이는 곳, 맛과 멋이 어우러진 군산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오늘은 저의 최고의 여행지로 추천해 드립니다.